초보들의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이것저것 얘기할 것이 많지만, 코드 조금 알고 리듬 조금 알고 이것저것 줏어들은 연습을 통해 자신의 실력이 조금 향상 됐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많이 배우고 연주할 수 있다고 해도 여전히 초보이다. 실력적으로가 아닌 숙련된 느낌으로서 말이다.
최근들어 부쩍 늘고 있는 핑거스타일 연주들을 영상으로 보고 있자면 이건 뭔가 따라치는 수준의 연주들이 많다. 다시말해 운지와 치는법만 외워서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것이다. 동영상을 찍고 업데이트 하면서부터 실력이 평가받기 때문에 올리는 이들도 마음을 잡고 올리는 것이다. 그걸 가지고 뭐라 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잘 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 이거이거 칠 줄 알아요, 그 다음에 뭐 치면 좋을까요.” 같은 질문을 요즘 많이 본다. 음악을 정복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이들의 연주를 보고 있자면 원곡의 느낌은 전혀 나지 않고, 뭔가 노래방 기타 연주나 미디로 연주하듯 ‘느낌’이란게 전혀 없다. 그루브나 원곡의 분위기나 정서는 전혀 없는 경우가 많다. 치는 법만 알고 외워서 치다보니 이미 무시된 원곡의 분위기와 느낌은 없고 오직 빠르게 연주하는 속도만 있을 뿐이다. 게다가 원숙한 느낌마저 없으니 딱 들어봐도 뭐하는거지? 싶은 경우가 다반사다. 비단 통기타의 얘기만은 아니다 피아노 콩쿨에서도 이런 느낌을 몇번 받았었다.
많은 코드와 복잡한 리듬, 테크닉이 다가 아니다.
음악은 테크닉적인 면으로 접근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왜냐면, A, D, E코드와 4비트 리듬 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동은 정서이고 분위기다. 느낌임과 동시에 연주자의 생각이 담겨있다. 슈퍼스타K에서 곽진언이 1위할 수 있었던 최종 공연에서는 아주 느린 노래와 기타 연주가 다였다. 아무런 테크닉도 없고 어려운 코드도 없었다. 다만 공간을 휘감는 정서와 가수의 감정만이 사람들에게 전달된 것 뿐이다.
잘 치는 것이란 무엇일까. 연주하려는 곡의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연주하는 것이다. 이것이 잘 치는 제 1 덕목이다. 아무리 연주가 깔끔해도 그 노래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면 일차적으로 실패에 가깝다. 아예 원곡의 느낌을 충분히 살리면서 연주하든지 아니면 완전히 내 느낌으로 바꿔서 연주하든지 그 ‘느낌’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이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연주는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기본기라고 부르고 이 기본기가 확립되는 순간 어떤 연주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테크닉만 갖추면 일단 성공이다.
야매탈출 1부를 통해서 우리는 이 최소한의 테크닉에 대해서 배워왔다. 코드만 달랑 14개 배우는 것이면 집에서 누구나 혼자서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14개 코드와 리듬만 알면 다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연주하는 것을 직접 들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1년 넘게 쳤다고 하면서 연주하는데 정말 못 들어줄 정도의 실력을 가지신 분들,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테크닉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코드 14개를 기억하고 그것을 정확하게 잡는것, 더불어 코드를 정확하게 운지하는 것이 기본중의 기본이다. 이게 잘 되지 않으면 기타는 포기하게 된다. 여기까지 멈추지 않고 왔다면 당연히 이 기본기를 습득한 상태일 것이고. 이걸 갈고 닦아주면 좀 더 완숙한 연주를 통해 느낌을 전달하는 실력을 만들 수 있다.
반면 오른손 리듬은 왼손이 코드 운지와 코드 전환을 잘 해내고 몰입할 수 있도록 단 한가지만 배웠다. 느린 16비트라고 명시한 이 리듬은 다소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앞으로 배울 스트럼의 기본 개념들이 모두 들어가 있는 리듬이므로 정확하게 연주할 수 있어야 한다.
리듬이 구사되어야 본격 기타배우기 시작.
코드와 리듬을 똑같이 잘 구사하는 두 사람이 있다면 이 둘 중 잘 치는 사람은 누구일까? 당연히 노래를 노래처럼 연주하는 사람이다. 노래의 느낌을 누가 더 잘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이 전달의 핵심적인 부분이 바로 리듬이다. 리듬은 아주 다양한 테크닉의 집합체로서 단순한 다운 업 스트럼 그 이상이다. 강약의 디테일함이 커질수록 연주자가 의도하는 느낌을 더 잘 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똑같은 노래를 두 명이 연주하면 서로 다른 느낌의 연주가 나오는 것이다. 리듬과 코드를 모두 동일하게 사용한다 해도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이유는 노래에 대한 해석과 연주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이렇게 쳐야지 하는 마음가짐 만으로도 바뀐다.
우리가 배우고 있는 느린 16비트 리듬을 예로 들면, 비와 당신이라는 노래를 어떤 사람은 굉장히 느리게 연주할 수도 있고 강렬한 느낌으로 연주할 수도 있다. 연주자마다 (혹은 노래 부르는 사람마다) 노래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듬을 구사한다는 것은 노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리듬을 잘 구사하기 위해서는 노래를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가 중요해진다. 이 노래가 어떤 분위기이며 어떤 느낌으로 연주해야 할까를 노래를 들어보며 생각해보는 것이다.
기본기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라면 마음가짐 만으로도 자신의 느낌과 감정이 손에서 나온다. 좀 더 느리거나 섬세하게 연주할 수도 있고 더 빠르고 격렬하게도 칠 수 있다. 그런데 기본기가 장착되어 있지 않다면 다양한 감정 처리가 손으로 나오지 않는다. 당연히 들을 때도 거칠게 느껴지므로 음악적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므로 잘 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소리를 잘 내는 것이며 이 기본기가 된 상태에서 감정적인 연주를 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정말 잘 치는 사람들의 1% 차이점이다. 우리도 이 방법으로 기타를 익혀나가야 한다. 아니, 이것은 굳이 기타에 국한된 얘기만은 아니다. 모든 악기에 통용되는 관점이고 음악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기타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기타치려고 하는 것 정도의 수준이 아닌, 이미 음악을 하는 과정인 것이다.
느린 16비트의 다양한 느낌표현.
지금까지의 레슨을 통해 제대로된 기본기를 닦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는 본격 리듬의 세계로 접어들 때다. 시작은 우리가 배운 느린 16비트의 심화학습으로부터다.
이 리듬이 지금까지 연습하던 리듬이다. 다운 다운업! 하면서 치는 리듬의 구성은 똑같으나 사람마다 연주의 강약은 다르다. 이 강약에서부터 듣기 좋은지 나쁜지가 결정되고 (결정은 듣는 사람이 한다.) 이것이 실력이 된다. 피크잡는 법과 자세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소리를 예쁘게 낼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기본기 체크
1. 평균적으로 사운드는 좀 커야 한다 : 위의 영상에서와 같이 기본적인 사운드는 조금 커야 하며 이정도 사운드가 기본이 될 수 있게 좀 크게 연주해야 한다. 그래야 더 여리게 칠 수 있게 되고 더 강하게 칠 수 있게 된다. 기본톤은 탄탄한 느낌으로 가져가야 한다.
2. 피크는 정확히 잡아야 한다 : 피크 잡는 자세 부분을 다시 보기 바란다. 업과 다운을 할 때 손목이 돌아가서는 안 되며 다운할 때, 업 할 때 모두 수평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업 스트럼의 불편한 이질감 때문에 손목을 꺾어 피크를 눕혀올리며 스트럼하면 자세 때문에 사운드가 더 안좋아진다.
3. 손목을 최대한 움직이지 말자 : 또한 되도록 손목을 구부리지도 말자. 이유는 나중에 배우게될 스트럼의 꽃 커트와 팜뮤트를 하기 위함이다. 손목을 구부리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 손목을 되도록 고정한 채로 팔 전체를 가볍게 움직여 스트럼 해야 한다.
4. 새끼 손가락을 적극 활용하자 : 피크가 바디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해 새끼 손가락을 이용하여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통해 좀 더 정교하고 정확한 스트럼이 가능해지며 무엇보다 여섯 줄을 골고루 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섯줄의 기타줄을 균일하고 골고루 튕겨줄 수 있도록 연습하자.
다양한 강약의 변화
반면, 막치는 스트럼
같은 리듬이지만 강세의 변화에 따라 아주 다양한 느낌의 연주가 된다. 물론 기본기가 있으면 위와 같이 다양한 강세의 리듬을 연주할 수 있기에 기본기가 중요하다고는 앞에서 계속 강조하고 지금도 하고 있다. 그러니 느린 16비트의 기본 강세가 아직 플레이로 나오지 않는다면 꼭 연습곡들을 통해 마스터 해야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강세를 배우도록 하자.
실습
E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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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B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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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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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7 A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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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리듬 연습이므로 쉬운 코드를 사용했다. 리듬에서 느껴지는 섬세한 강약을 기본적으로 연주해낼 수 있도록 최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