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봄. 4월입니다.
3월까지는 쌀쌀하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따땃할 일만 남았습니다.
재작년에도 그랬고 작년에도 그랬었지만, 그리고 시도하지 못했었지만 올해는 기필코 기타들고 밖으로 나가봐야 할 때가 되었군요. (그리고 전 그렇게 할겁니다!)
버스킹은 거리공연을 뜻하는 말이고요. 버스커는 거리공연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요즘 최고 인기인 버스커버스커의 뜻을 아시겠죠? 천안에서 버스킹으로 다져진 실력파?가수죠.
여튼, 저도 홍대쪽으로 이사와서야 그나마 좀 알게됐는데
홍대와 신촌에는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길거리에서 가다보면 배터리 넣는 작은 스피커 하나놓고 기타연주하면서 홀로 노래하는 사람들,
아예 음악을 할 심산으로 열심히 버스킹하는 밴드들도 있고요. 주말되면 홍대 앞 놀이터 주변은 시끌시끌 북적북적 난리가 나더군요.
잘보면 진짜 잘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길을가다가 멈춰서서 안볼 수 없을 정도로 잘하는 그런 분들이요.
그분들은 활동을 오랫동안 해서인지 전혀 긴장감도 없고 여유까지 챙기시는 그런 분들입니다.
잘 못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노래도 그렇고 연주도 그닥 잘한다는 느낌은 없어요.
그런데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있구나..
굉장한 열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허나, 여러분, 우리가 버스킹하는 뮤지션이 될 것도 아니고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류의 버스킹은 우리같이 미천한 실력자들이 하기에는 거리가 좀 있죠. 기타좀 친다고 버스킹을 해야 한다거나 노래좀 한다고 팀 꾸려서 바로 길거리로 뛰쳐나갈 능력도 없을뿐더러 자신감도 없는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것은 여러명이 모여 떼를 이룬 다음 부끄럽지 않도록 인적이 드믄 곳을 찾아 자리를 잡고 둘러앉아 재밌게 놀고 먹는 뭐 그런 야유회같은 모임을 만드는게 일단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만난다거나 목표일을 정한 후 열심히 연습해서 그때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뭐 그런 모임~
이런 간단하고 손쉬운 모임이 우리에게 자극제가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발표회? 같은 모임을 가게 되면 뭔가 다른 에너지가 꿈틀거리는데요.
이런 모임을 통해서 자신의 실전 실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게 됩니다.
아시겠지만, 혼자연습 하는 것과 누군가 앞에 두고 공연을 하는것은 너무나 큰 차이입니다.
실력적으로 후자와 같이 공연을 목적으로 연습을 하게 되면 마음가짐부터 달라지기 때문에 급격한 실력 향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얼마전에 홍대 바이널하우스에 놀러오신 흡연고양이님 얘기를 할까 합니다.
이분은 부산에 계신 통이회원님 이신데요 서울에 올라올 때 딱 올라가는 차비만 가지고 오셨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청계천에서 1시간 반정도 버스킹해서 3만원을 획득!? 한 후 차비까지 확보하여 나머지 서울 일정을 잘 마치셨던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버스킹으로 돈 모아서 다시 내려갈 목적을 가지고 서울에 올라오셨던 거죠.
그래서 긴급? 쪽지 인터뷰를 신청했습니다.
잘생겼다!!!!!!
질문 : 버스킹은 주로 어디서 하시는가요?
대답 : 정말 아무데서나 하고 있습니다. 길가다 갑자기 인도에서 하기도하고 공원같은 데서도 하구요 굴다리 아래 같은 곳에서도 하구요^^;;
하지만 시끌시끌한 시내의 번화가 같은 곳에선 왠만해서 하지 않습니다. 동물원에 원숭이가 된 듯한 기분도 들구요. 앰프 없이 노래를 하는 것도 이유가 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엠프가 있다고해도 시끄러운 번화가에서는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소음과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어쿠스틱 기타 하나와 1인 보컬은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질문 : 버스킹을 하면 어떤 즐거움이 있나요?
대답 : 저 같은 경우엔 우선 집에서 기타를 치지않아요. 2년 2개월정도 전쯤에 처음 기타를 시작했는데 여태 집에서 기타를 연주해본 시간이 다 합쳐도 1시간도 안될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신나게 기타를 칠 수 있는 공간이 없으니까 밖으로 나온거고 그 점이 가장 즐겁구요. 그 외에 적지만 용돈벌이하는 것과 가끔가다 잘생겼다 멋있다 등등 그런 립서비스 듣는게 기분 좋습니다.ㅋㅋ
질문 : 버스킹을 독려하는 짧은 호소문~
대답 : 요즘들어서 버스킹을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아요. 하지만 안타까운건 다들 한두곳에 집중된다는 것 같네요.
서울이라면 홍대, 부산이라면 해운대 광안리 같은 곳 말이죠. 나쁘진 않지만 그런 장소에서만 공연을 하고자하게 되면 다른 버스커들보다 확 끌리는 매력이 없다거나 눈에 띄는 실력이 없다거나 하면 그냥 다른사람들 눈에는 어설픈 따라쟁이로만 보일거란 생각입니다. 게다가 막 시작을 하려는 버스커라면 시작부터 큰좌절을 맛보게 되겠죠.
우연히 혼자 공원을 산책하다 어디선가 조용히 기타와 노래소리를 만나는 그런게 정말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판타지같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켄지도 같은 생각ㅠㅠ)
버스킹을 하다보면 참 재미있는 상황들이 많아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잠깐 서서 노래 들어보는걸 엄청 부끄러워해요ㅋㅋ 힐끔 쳐다보고는 저랑 눈마주치면 휙~ 모른척하고 바삐가시는 분들이 한두분이 아니구요. 노래 한곡 다 끝나고 저~뒤에서 박수소리가 들려서 가까이 오시라고 손짓했더니 오셔선 굉장히 용기내서 오셨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그런 분들에게 뭔가 한마디 하고 싶은게 있어서 전 기타가방에 "그렇게 바쁘세요?" 라고 적힌 피켓을 놓고 공연을 해요.
점점 따뜻한 봄 가운데로 접어들수록 버스커들은 늘어갈겁니다. 가벼워지는 옷차림새 만큼이나 가벼운 마음으로 그들의 노래를 잠시 듣고 박수쳐주시는 분들이 늘어나길 기대합니다.
-----------------------------
흡연고양이님의 답장은 굉장히 공감이 갔습니다.
음악을 전업으로 하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기에는 버스킹은 너무나 매력적인것 같아요.
일단 저는 사람들 모아서 산으로 들로 나가봐야 겠습니다. 그럴려고 보니 저는 공연용 레파토리가 없군요. 일단 2012년이 봄. 저는 어느 길거리에 나가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